2010년 여름, 7월 말쯤 되었을까 나는 그렇게도 애정해 마지않던 게임을 접었다. 악마의 게임! 나에게 최고였고 앞으로도 최고의 걸작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다. 사실 MMORPG 게임은 종류가 아주 많았지만, 나를 매혹시킨 것은 바로 다름 아닌 방대한 분량의 역사와 이야기와 등장인물이었다. 분명 이 세계는 나와 같은 인간이 지어 냈고, 또한 허구인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게 서로 뒤엉켜 있는 종족과 인물간의 이해 관계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사랑하지 않는 종족은 단 한 종족도 없었고, 그 어떤 등장 인물도 가벼이 여길 수 없었다. 그 중에 특별히 아끼는 종족은 나이트 엘프로서 조화 드루이드와 회복 드루이드의 이중 특성으로 캐릭터를 열심히 키웠다. 전사도 도적도 사제도 사냥꾼도, 모든 종족의 초반 플레이 지역을 감상하기 위해 다양한 직업군을 경험하였지만, 드루이드같이 매력적인 직업은 없었다. PvP에서는 손을 심하게 덜덜 떨다가 눕기가 일쑤였지만 땅바닥을 캐릭터가 다양한 지면을 걸으며 낼 때의 소리를 귀로 들으며 나만의 방식으로 퀘스트를 음미하여 해결해 나갈 때 행복했다. 리치 왕의 분노 업데이트가 되고 나서 시간이 조금 흐르자 나의 2007년산 노쇠한(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노트북이 달라란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다. 달라란을 들르지 않고는 더 이상 게임을 진행시키기 어려웠고, 결국 나는 눈물을 머금고 영영 아제로스를 떠나게 되었다. 


그 후 무의식적으로 와우 관련된 것은 모두 피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 2013년 10월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어째서 나는 그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진 것일까? 나는 그래서 하루하루 노력해 가고 있다. 쉽진 않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결말이 날 것이다. 다음은 추억을 되살려 보며 와우 커뮤니티에서 보고 저장해 두었던 카툰이다. 적어도 와우에서의 오크는 그렇게 밉고 흉칙하기만 한 종족은 아니었다.









(혹시나 정확한 출처를 아시는 분이 계셔서 알려 주신다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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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레겐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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